My WOW Stories

2008. 10. 14. 17:25끄적끄적


오픈베타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오픈 베타 서비스 시작... 과 동시에 부대내 인터넷교육장에 잠입. PC 점검한다고 구라치고(인터넷교육장 관리병사였다..) 몇시간동안 다운받고 결국 첫 캐릭 생성. 노르간논 호드 타우렌 전사. 무수한 세월이 흘러 그 캐릭명도 생각이 안난다. 몹 하나 잡고 룻 하려고 허리 숙였다가 다시 일어나는데 5분이 걸리는 극악의 렉(일명 모내기렉)을 뚫고, 대기자 500을 만나는 재수없는 날에도 꿋꿋한 인내심으로 기다리고, 군바리의 신분으로 무려 30레벨까지 육성했으니.. 대한민국 국군은 얼마나 위대한가. 가시덤불 골짜기에 도착해서 악어를 잡으려는 순간 뒤통수를 휘갈긴 얼라이언스 인간 성기사. 성기사는 정말 캐사기였다.. 이 악마..
 

정식서비스 - 오리지널

전역/취업하자마자 옛 라그나로크 소사 형님이랑 굴단 호드에 캐릭터 생성. 언데드 사제 친절한정대리... 지나가던 유저가 나를 불쌍히 여겨 길드에 가입시켜주었는데 그 이름 <DC>. 서로 반말에 '횽횽' 하는 거 적응이 어려웠고 쟁섭의 긴장감도 항상 반가운 것은 아니었던터라.. 나는 방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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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마침 수년지기 친구가 일반서버를 추천해서 와일드해머(당시엔 아즈갈로였다) 얼라이언스에 드워프 성기사를 생성(가덤에서 나를 죽였던 그넘이 생각나서..). 그렇게 신림동크루세이더(지금의 Protection)가 탄생하였다. 소속 길드는 <autobann>,<Tiny KingDom> (둘다 같은 길드, 잊고 싶어 그어버렸다..). 당시만 해도 라이트유저였기에 퇴근 후나 주말에 잠시 플레이하는 것이 전부였지만 오랜기간을 거쳐 60레벨을 달성하고 나니 새로운 세상이었다.

한편 길드는 길드 레이드(가 뭔지도 몰랐지만)를 추진했고 나도 함께 하기로 되어있었으나 그 과정에서 레이드에 참여하지 않는 길드원들을 강제추방/격리하는 사태가 발생, 많은 길드원들이 길드장에 대한 신뢰를 잃고 떠났다. 가까운 지인들과 함께 2006년 1월 <Payable On Death> 길드 출범. 신림동크루세이더 열심히 줄구룹을 돌며 간지폭풍 컨츄롤을 구사하다가 발각되어 <JUNG>공격대 출범멤버가 되었으며 성기사클래스장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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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즈음 탱킹에 대한 호기심에 나이트엘프 전사 프릭을 키우기 시작했는데 놈리건부터 언제나 동렙파티를 선호하고 리딩을 익히게 되면서 개념탱커로서의 싹수가 보이기 시작했고(....), 용족굴절방패를 먹으려고 질리도록 검은바위상층을 리딩하던 중 <A Force>공격대에서 가입 제의가 들어온다. 성기사보다 전사가 끌렸던 나는 소속중인 <JUNG>공격대에 전직을 신청했고 공대장은 받아주었으나 전사클래스장의 편파적인 인사를 발견하고 마음 상해서 공탈을 결정, <A Force>공격대에 들어갔다. 하지만 느닷없는 선퓨전사의 영입으로 프릭은 기약없는 대기자 신세가 되었고, 공대장은 전사는 나중에 자리 나면 하고 일단 성기사로 오라고... 아 여기에 속지 말았어야 했는데..

암튼 성기사로 시작한 레이드. 비록 주6-7일 하드코어 일정이었지만 네임드를 하나둘 쓰러뜨리는 재미에 시간이 가는 줄 몰랐다. 도중에 성기사클래스장도 맡게 되었다. 켈투자드까지 끝내고 파밍하다보니 확장팩 불타는성전이 얼마 남지 않았다. 공대장은 이제서야 프릭으로 오라 했다. 무쌍 몇개 주워입었지만 이건 내가 원하던 것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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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타는 성전

새로운 세상이 왔다. 열나게 달려서 70렙을 찍었는데 영던은 무서워서 못가고 퀘템/녹템을 입고 카라잔을 공략할 팀을 조직했다. 5명짜리는 무섭고 10명짜리는 쪽수가 많으니 더 만만해보였던가. 지금 생각하면 참 아이러니다. 공대원들과 길드원들, 지인들로 모은 카라잔 팀 <The Route>.

드디어 꿈을 이룬 리딩/메인탱커 '프릭'.. 두둥.. T_T.. 대부분 영던을 패스한 멤버들이라 아이템이 부족해서 유령시종(공포 그 자체였다)에게만 몇번씩 전멸을 하기도 했지만, 제대로 된 공략법이 나와있지 않은 인스를 다같이 고민하며 뚫고 나간다는 재미는 상상 이상이었다. 영어자료(이마저 엉터리인것들이 많았다)를 번역하고 우리만의 새로운 공략 동영상을 찍어서 공개했던 그때는, 지금 돌아봐도 내 와우라이프의 황금기가 아니었나 싶다. 당시에는 메즈가 되지 않았던 해골안내인의 로직, 흑마법사의 부패의 씨앗을 이용한 테레스티안 일후프의 임프 처리방법, 황천의원령 분노 페이즈에서의 어그로 시스템 등은 어디에도 나와있지 않은 독자적인 것이었기에 공개하고 평가받았을 때의 보람이 매우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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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버 내 두번째 카라잔 올클리어. 따로 진행했던 <A Force>올드멤버팀보다도 늦은 시작/앞선 결과라 은근한 우월감도 느끼면서.. 어쨌든 그렇게 행복한 라우트 시절을 보내던 중, 공격대 레이드 일정을 시작한다는 소식이 들려왔고 25인으로 줄어든 인스정원과 넘쳐나는 전사 인원 덕에 프릭은 3주마다 레이드를 참여하게 되었다는 로테이션 소식도 들려왔다. 성기사로는 공대에 기여한 점이 많고 짬이 된다고 치지만 전사로는 신입이라 공략멤버에 참여시킬 수 없고 파밍멤버로 참여하라는 것. 배신감이 들었다. 파밍따위는 관심없었다. 난 들이대보고 싶고 공략을 하고 싶은거지 남이 다 잡아놓은 네임드 졸졸 따라가서 아이템이나 먹고 싶지는 않았다. 레이드에 대한 회의감 마저 느껴져 공격대를 떠났다.

보통 남들은 이틀에 나눠서 진행하던 카라잔을 3시간에 올클리어 한다는 소문에 많은 사람들이 팀에 들어오고 싶어했다. 인원은 계속 늘어 30명이 되고 인원을 섞고 랜덤으로 뽑아 매주 3팀을 돌렸다. 모두가 파밍이 끝나가고 부캐들까지 파밍하던 중, 다들 욕심이 생겨 마울가르와 그룰에 도전을 해보기로 했고 이마저 생각보다 쉽게 성공해버리니.. 사기가 오른 사람들은 아예 레이드팀을 구성하자고 했다.

결국 2007년 6월 25일 결성된
<The Route Raiders>. 많은 레이드팀이 고전했던 마그테리돈은 출범 첫날 킬해버렸고 불뱀제단과 폭풍우요새를 넘어 하이잘정상과 검은사원까지 탄탄대로였다. 준비가 아직 안된 건방진 일리단을 구워삶으며 이제 태양샘고원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어?! 마이 와우 스토리가 갑자기 공격대 스토리가 됐다. 뭐 암튼 태양샘 나오고 브루탈루스 잡고 고질적인 인원문제와 공대내 암적인 존재들의 사고들 덕분에 지옥안개1%에서 안타깝게도 공대는 해산되고.. 한때는 공대장이었던 나는 그렇게.. 실업자가 되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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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고로 시작했다가 졸지에 어쩌다가 만렙을 달아버린 노움 마법사 기억그리고오늘로 레이드를 시작했고, 분무와 방특을 왔다갔다 했던 프릭, 신성과 보호를 왔다갔다 했던 Protection.. 이렇게 그때그때 바꿔가며 참여했었다. 앵벌은 사냥꾼이 짱이라고 해서 드레나이 사냥꾼 헌터홀릭을 키웠고(짱이긴 짱이더라), 최근에는 역시나 창고신세였다가 신분상승된 인간 흑마법사 Supernatural로 남들이 안하는 소각흑마의 딜링에 빠져있었다. 테로카르숲 여관에서 성장이 멈춰버린 나이트엘프 드루이드 Reel.. 언젠간 꺼내줄 날이 있겠지.

몇해동안의 징그럽던 폐인 생활을 청산하고 내 할일 하면서 이제 조용히 라이트 유저로 지내고 싶어서 1년쯤전에 잠시 외도했던 세나리우스 호드에 새로운 캐릭터를 만들었다. 언데드 전사 Alive. 전사는 피통 때문에 타우렌이라고들 하지만, 남들 다 하는 건 하고 싶지 않아서 선택한 언데드. 곳곳에 튀어나온 뼈 때문인지 사실 조금 엉성하긴해도 양손도검을 휘두르는 포즈는 참 멋있다. 드디어 20레벨. 파이첼님과의 인연으로 1년전에 몸담았던 <Heart of Alchemist>길드에 다시 들어오게 되었다.

홀가분하다. 항상 날 따라다니던 많은 책임과 뭔지 모를 의무감들 때문에 움직여야했던 날들. 그 짐들의 무게들로부터 벗어나 불모의 땅을 끝없이 달리는 나는 충분히 자유로웠다. 회색 잡템 하나 아까워 버리지 못해도, 타고 다닐 말이 없어도, 낯선 길드챗에 끼어들기 어려워도.. 나는 웃고 있다. 자유로움이 나를 웃게 한다. 이제야.. 살 것 같다......................... 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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