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은 - 언젠가는
만나면 무작정 술에 쩔고 여자 얘기로 넋이 나간 철없는 사람들. 언제나 그렇듯 마무리는 노래방이다. 이미 몇몇은 술에 떡이 되서 일찌감치 소파에 찌그러져 죽어있고 아직 살아있는 사람은 올라가지도 않는 고음을 내지르며 어딘가에다 대고 발악을 한다. 이 세상 어디에 가서 이렇게 해보겠니. 누가 우릴 알아주겠니. 그래 오늘 지금만이라도.. 주인공이 되라. 마음껏 내질러라. 그들이 한심하면서도 한편으론 이해가 되고 시간이 지나면 결국 나도 그들이 된다. 말달리자로 시작한 노래방은 어설픈 락발라드를 거치고 떠나간 이를 그리워하는 눈물겨운 발라드로 마무리된다. 대체 뭐가 이리 공허한걸까. 누가 우리를 이렇게 만들었을까. 오늘밤은 망가져버려야 한다고. 마시다 죽어버리자고. 끝을 봐야한다고. 집 잃고 떠돌다가 죽어가는..
2008.06.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