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하아시안게임조직위원회(DAGOC)가 7일 조직위원회 공식 웹사이트에 김형칠 선수 사망 소식을 알리며 깊은 애도를 표했다.
조직위원회는 "12월 7일 목요일 아침 스포츠시티 임시 승마 경기장에서 승마 크로스 컨트리에 출전한 한국의 김형칠 선수가 8번째 장애물을 넘다가 그가 탄 말 '벤더버그 블랙'에서 떨어져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조직위원회는 숨진 김 선수는 올해 47살로 두 아이의 아빠며 지난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에서 은메달을 딴 선수라고 소개했다.
압둘라 칼리드 알 콰타니 DAGOC 사무총장은 대한올림픽위원회에 조문을 보내 "귀국이 오늘 아침 승마 경기에 출전한 김형철 선수를 잃은 것에 깊은 슬픔을 전한다"며 "우리는 이번 승마대회에서 유능하고 뛰어난 선수를 잃었다. 이번 대회에 참석한 귀국 선수단과 유족과 함께 슬픔을 나누고 고인의 명복을 빌 것"이라며 애도를 표했다.
아시아의 주요 언론들도 이 소식을 보도했다.
중국 '신화통신'은 이날 일어난 사고를 보도하며 정현숙 한국선수단 단장이 "매우 슬프다. 메달을 따는 것도 중요하지만 선수들이 안전하게 경기를 마치고 귀국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이 모든 것이 내 책임이다. 매우 가슴이 아프다"라고 한 말을 전했다.
'신화통신'은 이어 "아시안게임 도중 선수가 사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보도했다.
태국 '방콕 포스트'도 사건 정황을 상세히 다루며 국제승마연맹(IEF)의 크리스토퍼 허드슨 부회장이 비가 와서 경기장이 젖은 탓에 사고가 일어난 것 아니냐는 추측을 부인하며 "사고가 일어나기 전에 10명이 무사히 경기를 마쳤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이어 허드슨 부회장이 "우리는 이 비극적인 사건을 공식 조사할 것이다. 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어떤 추측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으며 그가 "내가 알기로 이 사고는 아시안게임에서 처음 일어난 일이다. (이 사고를 계기로) 아시안게임과 올림픽에서 하는 승마 경기의 미래에 대해 좀더 많은 고려를 하겠지만 정식 종목의 위상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요미우리 신문'은 이번 사고로 한국 선수단이 승마팀의 기권을 포함해 DAGOC에 항의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정현숙 한국 선수단 단장이 "충격을 받았다. 왜 이런 사고가 일어났는지 조직위원회가 철저히 규명해 줄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 외에 '로이터', '인터내셔널 해럴드 트리뷴' 등의 외신도 이 사건을 보도했다.
종합마술 김형칠, 낙마로 사망
사인은 두개골 골절..코로 다량 출혈
(도하=연합뉴스) 특별취재단 = 한국 승마 종합마술 대표팀 김형칠(47·금안회)이 경기 도중 말에서 떨어지면서 크게 다쳐 병원으로 옮겼으나 끝내 숨졌다.
김형칠은 7일(이하 현지시간) 카타르 도하승마클럽에서 열린 2006 아시안게임 종합마술 이틀째 개인.단체 크로스컨트리 도중 말에서 떨어지면서 크게 다쳐 곧바로 선수촌 인근 하마드 종합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오전 10시50분께 사망했다.
2.7㎞코스에서 장애물 23개를 넘어야 하는 크로스컨트리는 아침부터 많은 비가 내려 주로가 질퍽거리는 가운데 오전 10시1분께 시작됐다.
사고는 출발 2∼3분 후 여덟번째 장애물을 넘다 말의 앞다리가 장애물에 걸리면서 위에 타고 있던 김형칠이 거꾸로 땅바닥에 떨어졌고 같이 공중에서 거꾸러진 500kg에 달하는 말의 엉덩이가 김형칠의 머리를 짓눌러 발생했다.
사고 직후 현장에서 심폐소생술을 했으나 아무런 반응이 없었고 하마드 종합병원에서도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자 사망 판정이 내려졌다.
직접적인 사망 원인은 두개골 골절로 확인됐다.
이날 오후 3시 메인미디어센터(MMC)에서 기자회견을 가진 한국선수단의 박원화 주치의는 "X-레이 촬영결과 두개골이 심하게 골절됐으며 코를 통해 대량 출혈이 있었다"고 밝혔다.
김형칠의 애마 '밴더버그 블랙'도 뒷다리가 부러져 안락사 시킬 예정이며 사고가 난 8번 펜스는 크게 부서져 폐기처분하기로 했다.
한국 선수가 올림픽과 아시안게임 등 국제종합대회 출전해 사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1951년 아시안게임이 시작된 뒤 경기 도중 사망사고가 발생한 것도 처음이다.
비보가 알려지자 대한올림픽위원회(KOC)는 선수촌에서 김정길 KOC 위원장과 정현숙 선수단장, 이에리사 총감독 등이 참석한 가운데 긴급 대책회의를 갖고 구체적인 장례 절차와 운구 방법 등을 논의했다.
우선 한국선수단 본부와 태릉선수촌에 임시 분향소를 마련한 KOC는 유족과 협의를 거쳐 장례를 대한올림픽위원회장으로 치를 예정이다.
김정길 KOC 위원장은 "정부에 체육훈장을 추서하기로 했고 국립묘지에 안장하는 방안도 추진중"이라고 밝혔다.
또 도하 아시안게임조직위원회(DAGOC)는 모든 장례, 운구비용을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으며 8일 열릴 전 종목 경기에 앞서 1분간 묵념을 실시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기자회견을 가진 크리스토퍼 홋슨 국제승마연맹(FEI) 부회장은 "비가 온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사고가 일어난 이후에 폭우가 쏟아져 경기가 중단됐으며 앞서 출전한 10명은 무사히 경기를 마쳤다"고 설명했다.
또 사고 직후 응급조치가 늦지 않았냐는 지적에는 "현장에서 의료진이 곧바로 투입돼 심폐소생술을 실시했지만 맥박이 전혀 뛰지 않았다. 구급차와 병원에서도 심폐소생술을 계속했지만 깨어나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김정길 KOC 위원장은 "비가 내리는 등 날씨가 불순했고 주로도 질퍽거렸는데 무리하게 경기를 강행한 것은 아닌지 철저히 규명하겠다"고 밝혔다.
김형칠은 아시안게임에서 1986년 서울대회 때 장애물경기에 출전해 단체전 동메달을 땄고, 1994년 히로시마대회부터 4회 연속 출전해 온 현 승마대표팀의 최고령 선수다. 1998년 방콕대회부터 종합마술로 종목을 바꿔 출전했으며, 2002년 부산대회에서는 단체전 은메달을 땄다.
특히 김형칠은 이번 대회를 은퇴 무대를 삼았지만 마지막 경기에서 불의의 사고를 당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